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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의 숲 #16. 두려움과 기대






그녀는 나를 화원의 어딘가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또 다른 문이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너머는 모든 게 새카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왜 날 이곳으로 데려온 걸까?


“이 문으로 나가서 쭉 걸어가렴. 그러면 마을이 나올 테고, 네 소원은 이뤄져있을 거란다.”


“정말요?”


“그래. 용기를 갖고 걸어가렴. 바람 소리가 거센 곳이니 조심하면서 말이야.”


그렇게 나는 그녀를 뒤로하고 문밖으로 나섰다. 나는 힐끔힐끔 그녀를 쳐다봤지만 내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넬 뿐이었다. 무심하기도 하지. 같이 가주기라도 하던가. 나는 툴툴거리면서 어두운 수풀을 지나갔다. 희한하게도 아까와 같은 공포나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게 뭐지? 정말로 숲을 빠져나오게 됐다. 밝은 빛이 나뭇잎 틈새로 조금씩 보이는 것이 아닌가. 암흑에 익숙해졌던 눈이 빛에 적응하자 나는 바로 우리 동네를 볼 수가 있었다. 맙소사. 정말 그녀는 마녀였던 것이 분명했다.


“이렇게… 쉽게 우리 집으로 돌아오다니.”


마을은 내가 숲에 들어갔을 때랑 똑같았다. 하늘이 푸르렀고, 해가 떠 있었다. 밝은 낮이었다. 아까 숲에 들어와서 헤매고 다녔을 때는 분명 저녁 시간이 훌쩍 넘었을거라 생각했는데.


“뭐지?”


나는 순간 등 뒤에 소름이 끼쳤다. 그리고 빠르게 몸을 틀어 숲을 바라봤다. 숲에서 오는 바람이 나를 가볍게 스쳐 지나갔다. 무척이나 얼떨떨했지만,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정말 그녀가 마녀였다면, 우리 집은 내가 원하는 풍경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남들처럼 평화롭고, 웃고, 아무도 때리지 않는 그런 집으로.







스토리텔러 -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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