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녀로 보이니?”
“네! 방금 제 무릎을 순식간에 치료해줬잖아요!”
흥분감에 몸이 주체가 되지 않았다. 소원을 빌 생각에 손아귀에 있는 그녀의 망토자락을 더 세게 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내 행동에도 그녀는 그저 생긋 웃을 뿐이었다. 그 웃음은 내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대답해 주는 것 같았다. 그녀의 뒤에서 후광이 비쳐 보였다.
“나를 마녀로 본다는 건, 이루고 싶은 게 있다는 것 같은데, 맞니?”
“네! 저… 저는 정말 간절한 소원이 있어요, 마녀님!”
아, 역시 마녀님은 모든 걸 알 수 있으시구나. 레일라에게도 빨리 알려주고 싶다. 마녀는 진짜 있었다고 말이야. 아마 깜짝 놀라겠지? 이반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이야.
마녀님은 자신의 망토자락을 쥔 나의 손을 감싸 잡고 직접 손을 잡아 주셨다. 따스한 온기가 서늘하게 식어가던 손끝을 따스하게 데웠고 불안에 시달리던 가슴도 잠재워주었다.
“소원을 빌기 위해서는 내 집으로 가야 한단다.”
나는 마녀님의 손을 꼭 잡고 그루터기를 떠나는 그녀를 따랐다. 그녀가 한 걸음을 내디디면 우거져있던 수풀과 나무들이 갈라져 길을 냈고 두 걸음 내디디면 다가오던 동물들도 뒤로 물러나며 자리를 피했다. 모든 것들이 멋있고 새로웠으며 나까지 덩달아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잠깐을 걸어 도착한 탁 트인 곳에는 거대한 유리온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따스한 빛깔과 싱그러운 식물들이 자라난 유리온실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녀를 따라 들어간 온실은 밖에서 본 것보다 더 대단했다. 이 숲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나무들이 즐비했다. 각각의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며 온실을 꾸미고 있었다. 역시 마녀님의 집은 일반적인 집과는 다른 독특한 무언가가 있구나. 또 온실에는 새들도 날아다녔다. 다르면서도 오묘하게 같은 세 마리의 새가 눈에 들어와 가만 바라보고 있자니 마녀님은 휘파람으로 새들을 불러 손에 내려앉게 해 가까이 볼 수 있게끔 해 주었다. 만지려 손을 뻗어 봤지만 아슬아슬하게 닿을 뻔한 순간에 새들은 날아가 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날아간 새들을 보다가 다시 마녀님을 따라 온실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티테이블에 따라 앉았다.
“꼬마 아가씨는 이름이 어떻게 되니?”
“저는 이사벨이에요.”
“그렇구나, 나는 벨라란다. 만나서 반가워, 이사벨.”
아름다운 마녀님은 이름도 아름답다. 벨라님은 나를 향해 웃으며 따뜻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꼬마 아가씨는 무슨 소원을 빌고 싶지?”
나의 소원은 화목했던 옛날의 가족으로 돌아가는 것. 엄마도 아빠도 이반도 행복하게 모두가 화목한 가족이 되고 싶다.
“어서 말해보렴. 네가 원하는 모든 걸 말이야.”
스토리텔러 - 박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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