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의 숲 #9. 목소리(← 이전 이야기) 긴 머리를 한 그림자가 내 앞에 스쳐지나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조심조심 걷던 나는 황급하게 달리며 외쳤다. “누나! 이사벨 누나!” 그러나 그림자는 빠르게 사라졌다. 나는 무릎에 손을 얹고서 숨을 몰아쉬었다. 분명히 이사벨...
벨라의 숲 #8. 사라진 손(← 이전 이야기) 나무 사이로 안개가 흘러들어오면서 누나가 사라졌다. 아주 잠깐 손을 놓쳤을 뿐인데 나는 당황해서 옆으로 손을 휘둘렀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이사벨 누나? 레일라 누나?” 누나는 답이 없었다. 완전히 사라진 듯 누나가...
벨라의 숲 #2. 미로 안개 속(← 이전 이야기) 숲에 들어올 때 만해도 흙바닥에 낮게 깔려있던 안개가 어느 순간부터 넘실거리며 피어오르더니 곧 나무와 하늘을 가득 메웠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짙은 안개라니. “이반? 레일라?” 아까까지만 해도 잡고 있던 동생과...
벨라의 숲 #1. 숲지기(← 이전 이야기) 나뭇잎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기 시작하고 수풀 밑에 숨어있던 벌레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이슬 무게에 휘어진 풀잎과 점점 부스러지는 고목의 뿌리 사이로 작은 생명이 기어 다녔다. 이슬이 말라갈 즈음엔 새무리가 날아와 지친...